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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전시회 후기

매그넘 인 파리(MAGNUM IN PARIS)-2020.11.01 대구MBC 특별전시장 엠가

by 재리윤 202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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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인 파리 전시회 내부

  아침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오후에 되어서는 제법 간질거릴 정도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지인의 결혼식이 끝나고 비어있는 오후 출사도 하기 힘들고 바로 김해로 내려가기는 아쉬운 느낌에 대구 MBC 특별전시장에서 매그넘 인 파리 사진 전시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잠시나마 파리지앵이 돼보기로 했다

 

 

 

 

 

 

매그넘 인 파리 <대구> 입장티켓

  매그넘 인 파리는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매그넘 포토스 소속 작가들의 사진들을 시대별로 다양한 주제의 스토리로 설치되어 있다.

 

  오늘 나는 전시회 소개, 전시회 측의 해석보다는 좋은 느낌의 사진에 대한 솔직한 감상 위주로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센강의 범람 - 패트릭 자크만

 

센강의 범람 - 패트릭 자크만 , 사진=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제공

  센강의 범람으로 인해 발목이 넘도록 물이 차오른 강변 벤치에서 연인이 키스를 나누고 있다.

  강의 범람으로 인해 자연의 신기함 또는 공포를 느낄 수도 있는 배경에 바지가 젖음에도 불구하고 키스를 배치함으로써 오히려 로맨틱한 분위기가 더욱 강조되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물론 실제로 범람하는 강에서 키스하는 연인이 있지는 않겠지만 오히려 이런 연출로 인해 영화 한 장면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키스를 하는 연인을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배경에서 연인들 쪽으로 시선이 모이는 느낌도 들었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 퍼레이드-르네 뷔리

 

상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 혁명 200주년 기념 퍼레이드 - 르네 뷔리 , 사진=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제공

  르네 뷔리가 촬영한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를 배경으로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 퍼레이드는 여러 생각을 들게 만들며 내 발검을 멈추게 했다.

군악대의 표정은 프랑스인들이 프랑스혁명에 대해 얼마나 자긍심을 느끼는지 느낄 수 있었고, 뒤에 배치된 개선문은 군악대의 진지함에 웅장함을 더해주고 있다.

  세계 패션을 선도하는 거리 샹젤리제, 걸어 다니는 모든 이를 런웨이 위의 모델로 만드는 화려하고 럭셔리한 거리로 인식하고 있던 나에게 이 사진은 화려한 멋뿐만이 아닌 샹젤리제는 웅장하고 절도 있는 멋도 있다고 항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아가서 파리의 샹젤리제는 세상의 모든 멋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연출된 약간 흐릿한 초점은 프랑스혁명 일어나는 시대의 모습이 재연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밝은 낮이 아닌 해가 지는 저녁의 하늘은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시장의 포대 자루에 등을 기대어 앉아 있는 남자 - 데이비드 시무어

신문 가판대의 랭트랭 시장 신문 - 데이비드 시무어

 

(왼쪽)시장의 포대자루에 등을 기대어 앉아 있는 남자, (오른쪽)신문가판대의 랭트랭시장 신문 - 데이비드 시무어 , 사진=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제공

 

  흑백사진인 점과 배경으로 보아 1930년대 세계 공항 시절 프랑스의 모습으로 보인다.

포댓자루나 신문 가판대 배경과 인물들의 옷차림으로 봐서는 노동자인 느낌이 든다. 사진 한 장으로 그 시대 파리의 느낌을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물의 표정 또한 강렬하며 자연스러워 보인다.

  왼쪽 사진 인물의 표정은 삶의 고단함을 느끼는 노동자의 모습 그 자체며 배경의 구두를 신고 깔끔한 치마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과 대비가 되어 더욱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군대 병역 시절 진지 공사 중 쉬는 내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또한 귀찮다는 듯 가 달라는 표정인 것 같아 재미를 더해주는 듯하다

  오른쪽 사진은 왼쪽 사진의 남성의 표정과 달리 밝은 모습이지만 얼굴에는 고된 일과로 인한 피로한 모습이 보여 안쓰러운 느낌이 들긴 했다.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오히려 힘을 주는 느낌을 받았다.

  이 두 사진의 같이 배치의 독특한 점은 같은 상황이라도 왼쪽에 고된 모습만 있는 인물과 그런데도 밝은 오른쪽의 웃고 있는 인물이 대비되어 따로 보고, 번갈아 보고, 한꺼번에 보는 재미가 있다.

  사진뿐만 아니라 사진들의 배치로 인해 새로운 메시지를 받을 수 있어 좋았던 느낌이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과 그의 동료들 - 브뤼노 바르베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과 그의 동료들 - 브뤼노 바르베  , 사진=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제공

 

  마치 추억의 '지구방위대 후레시맨의 주인공들 같은 배치와 플래시맨 못지않은 화려한 1970년대 패션을 볼 수 있다.
약 40년이나 흐른 뒤지만 파티 복장으로는 입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파리의 패션은 인상적이다.

  아직 사진을 보는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진 촬영적인 기법이 돋보이기보다는 평범한 스냅사진처럼 보인다. 하지만 왠지 사진의 색감과 인물들의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멈추게 만드는 사진이다.

 

 

 

 

 

 

엘리어 어윗

 

엘리어 어윗 , 사진=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제공

 

  에펠탑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에펠탑을 알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에펠탑으로 오히려 뒤에 흐릿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이상하리 만치 에펠탑을 강조 드는 느낌이다 우산을 들고뛰고 있는 남성의 모습 또한 에펠탑을 표현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오른쪽에 연인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파리가 에펠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는 순간 느끼게 되었다.

  

  이 사진은 여러 프레임을 영화처럼 연속적으로 중첩시켜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프레임 그리고, 아름다우면서 격정적이며 일상적인 모습들이 모두 표현하였다.

 

 

전시회를 보고 나서

매그넘 인 파리 대구 전시회장 內

 

취미로 사진을 시작하면서 제대로 된 사진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화생활이라고는 영화관을 가본 게 전부인 나에게 전시회가 맞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나의 기우였고 사진에 대해 아직 부족한 나지만 한참을 서서 보게 되는 사진도 있었다. 그리고 사진을 통해 내가 알지 못하는 프랑스 파리를 여행을 다녀온 느낌도 있었다.

사진은 색감과 화려하고 이쁜 것이 다라고 생각했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였다. 사진의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찍느냐보다 무엇을 찍느냐인 것을 깨달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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